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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2

백야의 나스쩬까와 조신의 꿈 허무하고 허무한 사랑. 사랑하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나스쩬까.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남자. 남자는 그녀의 고통스런 이야기를 들어주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 얘길 해야 할지 몰랐다. (중략) 우리는 마치 어린애들 같았다. 『백야』, 열린책들, 303쪽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려는 꿈같은 순간. 나스쩬까는 기다리던 남자와 재회한다. 나스쩬까는 속절없이 그를 따라 떠나버린다. 마침내 그 둘 모두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백야』, 열린책들, 309쪽 남자는 한 순간 사랑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떠나는 나스쩬까를 보는 남자. 만약 남자와 나스쩬까의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그 둘은 행복했을까?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조신의 꿈 이야기가 떠오른다. 스님 조신은 짝사랑하던 태수의 딸과 사.. 2022. 7. 28.
상사화 꽃무릇 아래 신라 경문왕의 침선장은 죽기 전에 대나무 숲을 찾아갔다.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어 놓은 곳에 더듬더듬 기던 애벌레 스스로 껍질을 벗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나비를 보고 속삭였다. 붉은 껍질을 벗겨내어 숨어 있는 날개를 찾아줘. 하얀 속살을 베어 먹어, 남김없이 제 살을 모두 도려내어 똬리를 튼 껍질만 남긴 사과 쐐기풀로 자라 가시 돋은 옷이 되어 날개를 숨겨 주었다. 백조는 사람이 되어 대나무 숲에 들어갔다. 이야기를 삼킨 대나무 바람이 불면 스스스사사사하악 상사화 꽃무릇 아래 스스로 껍질을 벗어도 날 수 없는 뱀이 잠에서 깨었다. [월간 김창주, 2021]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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