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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異見)을 통해 일구어 온 진보의 역사
이견(異見)을 통해 일구어 온 진보의 역사 정치학적 담론에서 좌파 진영의 내부 분열은 흔히 조직의 약화나 집권 실패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분열로 망한다'라는 통념은 단기적인 선거 공학이나 권력 투쟁의 관점에서는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나,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와 사회적 진보라는 장기적인 지평에서 바라볼 때 이는 지극히 단편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오히려 좌파 내부의 치열한 노선 갈등과 소수 의견의 표출은 기성 질서의 독단을 견제하고, 정책적 외연을 확장하며, 민주적 정당성을 공고히 하는 필수적인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서구 정치 철학의 이론과 세계사적 실천 사례를 바탕으로, 좌파의 분열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성취하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이 되는지를 서술하였다. 민주주의의 인식론적 기초와 소수 의견의..
2026.02.25 -
눈먼 남자의 신화
창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 먼 남자는 어떤 신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앞 못 보는 남자는 여성에게 매력적일까? 프로이트 심리학으로 말하면, 자신의 비밀을 알고, 두 눈을 뽑은 오이디푸스가 있다. 여기서 두 눈을 상실한 것은 남자가 성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그냥 끝나지 않는다. 그는 왕이었고, 그의 딸 안티고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심청이의 아버지 역시 앞을 볼 수는 없는 남자이다. 연관 지어 보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말도 있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구술로 근현대사를 재구성하는 구술사라는 역사학 분야가 있다. 여기서 여성의 구술에 나타나는 서사적 특징이 있는데, “심청전”, “바리데기”와 비..
2025.07.28 -
유튜브 쇼츠와 전주문화올림픽
1. 유튜브에 올린 3분을 초과하는 동영상의 조회 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시청자가 30초 이상 감상 후 ‘좋아요’를 누르게 해야 한다. 2. 3분 이하의 쇼츠는 누가 올려도 200회 이상의 조회 수가 나온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올린 쇼츠는 이런 조회 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개인이 만든 영상은 유튜브가 이 영상을 검증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을 배포하기 때문이다. 이때 신고가 접수가 되지 않고, 문제가 없으면, 200명의 불특정 다수 중 해당 영상을 오래 시청한 특정 층에 다시 영상이 배포된다. 그 층이 두텁고 다양하다면, 더 많이 노출된다. 이것을 위해서는 40초 이상의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 1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낼 수 있다. 3. 공공기관의 쇼츠는 불특정 다수에게 배..
2025.07.21 -
탈출
모든 것을 끝내기로 한 날살을 빼기로 했다.그래야만 이 집의 대문을 나설 수 있다.있는 대로 먹고 마시지 않고누워도 자지 않기로 했다.팔다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대문 밖으로 나오려고몸을 길게 늘이자,촉수가 돋아났다.드디어 문 밖으로 나온던 날모두가 보고 있었다.벌거벗은 몸으로 기어다니던나를
2025.06.10 -
집
아무도 모르는 집 하나를 짓고끝없는 작별을 시작했다. 밥상을 차려 주어도지은 죄가 많아밥을 먹을 수 없었다. 불을 질렀다. 모든 것이 재가 될 때까지비는 내리지 않았다. 집은 어느새 다시 지어졌다.불을 질렀다. 끝나지 않는불타는 집과 먹을 수 없는 밥검은 재를 뒤집어쓰고 흰 눈동자를 껌벅이며,하늘을 본다. 비 내리는 소리에벌거벗은 달팽이 한 마리잠에서 깨어,오가는 길 하나 없는 곳에아무도 모르는 집 하나를 짓고끝없는 작별을 시작한다.
2025.05.26 -
망년회
망년회와 송년회 망년회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그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을 말합니다. ‘송년 모임’, ‘송년회’로 순화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송년회 역시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베푸는 모임이란 뜻입니다. 망년회는 잊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잊고 다시 시작하자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실상 잊으려하면 더 잊어버리지 않잖아요. 약간 반어법의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고생한 일을 잊을 수 없음을 모여서 위로하고 기념하자는 의미도 있는 것 같지요. 망년회는 일본말? 망년회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도 올라와 있지만, 일본에서 유래한 말이라 송년회로 순화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한편으로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망년회’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써 온 말..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