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포목점의 시미즈

2024. 11. 23. 21:09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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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후 일본으로 가게 된 시미즈는 오사카에서 살았다.
시미즈에게 전주는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며, 자신이 태어난 곳이다.
현재는 전주의 웨리단길이라 불리던 곳에서 그의 부모는 마루야마 포목점을 운영했다.
유년 시절 시미즈는 가세, 마사코, 하세가와, 도미코, 하루에와 함께
붉은 매화 꽃잎과 물을 섞어 장미빛 물을 만들기도 하고
버들강아지를 들고 꽈리를 불며, 흙으로 만든 만두와 나뭇잎으로 만든 도시락을 들고 집 앞 언덕으로 소풍을 가곤 했다.
유년 시절을 떠올리던 시미즈는 일본의 집은 임시 거처이고, 자신의 진짜 집은 전주에 있다는 생각에 잠긴다.
1978년 중년이 된 시미즈는 전주 소학교 출신의 모임인 39회와 함께 전주를 다시 찾는다.
김포 공항에서 내리던 순간  "이 공기와 빛을 나는 계속 찾고 있었다"며, 
자신이 태어난 전주로 걸음을 재촉한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집이지만,
자신이 살던 집은 허름한 가게 몇 채로 바뀌어 있고, 맑던 전주천 더러워져 있어 슬퍼한다.
그러나, 공통의 추억과 전후의 쓰라린 경험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처음 만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음이 금방 서로 통했다며 신기해한다.
남문시장에 여전히 있는 명태 건어물 엿 떡 잣을 보고는 어린 시절의 마음을 달래주었다고 전한다.
"일본의 풍습과 마찬가지로 한국이라는 외국과 사람 풍습을, 이유 없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알 수 없는 행복"이라며, 자신이 전주에서 태어난 일본인 2세(혹은 3세)라는 점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1930년대 전주의 마루야마 포목점의 딸 시미즈를 그려줘, 가게 앞에 친구들과 앉아 노는 모습이면 좋겠어"라는 명령에 Copilot이 그려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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