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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2

영원회귀의 사랑 사랑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 김수영(1961) 사람은 순간순간 변화한다. 몸도 마음도 지나간 과거와 일관된 것은 없다. 일관된 기대만이 있다. 기대는 과거의 순간이 미래에도 재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대 속에는 사랑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하는 것은 처음 사랑했던 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어제 사랑했던 순간에 머물러 오늘 변화한 그를 사랑할 수 없다면 실망과 이별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그를 눈 깜짝하는 순간순간을 새롭게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이별과 상실의 순간순간에도 사랑의 의미를 부여한다. 사랑.. 2022. 2. 19.
이별의 푸가 이별 뒤의 침묵은 둘이다. 나의 침묵과 그 사람의 침묵. 나의 침묵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포화 상태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전화를 걸고 싶고, 문자를 보내고 싶고, 메일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그 말들에게 스스로 금기를 내린다. 안 돼, 그러면 안 돼, 그건 너의 약속을 배반하는 거야. 그건 그 사람을 더 아프게 할 뿐이야... 하지만 또 하나의 침묵이 있다. 그건 그 사람의 침묵이다. 그 사람이 닫아버린 침묵의 문 앞에서 나는 나의 침묵을 부둥켜안고 나날이 서성인다. 혹시 전화가 오지 않을까. 문자가 날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나의 침묵이 열리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의 침묵도 열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나는 단 하나 허락된 말하기를 배운다. 그건 모놀로그다. 잘 지내나요. 아무 일.. 2021.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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