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8. 11:10ㆍ전주
얼굴 없는 천사와 기부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은 미담과 몇 해 전에 한 동물보호단체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의심을 받았는데요. 이런 기부금에 얽힌 악행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먼저 기부금이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을 보면요. 기부금은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대가 없이 내놓은 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대가가 없다”라는 지점입니다.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그냥 준다는 말인데요. 우리나라 법에서는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힘 있는 강자나 기관이 좋은 일에 쓸 테니 기부금을 내라고 하면 안 줄 수가 없잖아요. 이건 기부금이 아니라 그야말로 돈을 뜯어가는 것이 되니까, 법으로 정해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대한민국사연표」에는 이런 기부금에 대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먼저 기부금에 대한 미담인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답: 2018년 12월 27일에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어김없이 기부금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기부해서 한겨울 추위를 따뜻하게 녹였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21년째 얼굴과 이름을 알리지 않은 채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2020년 현재). 이와 함께 큰 글씨체로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메시지를 편지를 함께 보냈습니다. 해마다 얼굴 없는 천사는 기부금 전달을 전화로 알리고 사라지는데요. 그 덕분에 재미있게도 얼굴 없는 천사의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이 전화를 받은 공무원의 이름이 기사화되고 있는데요. 올해의 행운의 인물이죠. 2018년에는 노송동의 손명희 주무관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부금이 놓여 있다는 장소로 갔더니 A4상자 안에 5,020만 1,950원의 기부금이 놓여 있었습니다. 2018년 현재까지 총 6억 834만 660원을 기부했습니다.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주변 6개 동이 함께 천사축제를 개최하여 불우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전국에 익명의 기부자들이 늘어났고, 또 다른 ‘얼굴 없는 천사’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전주가 비빔밥, 콩나물국밥, 무형문화유산만 유명한 게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따뜻한 문화의 심장이 되어서 그 온기를 전국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얼굴 없는 천사라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시면 전국에서 또 다른 얼굴 없는 천사를 만날 수 있는데요. 서울 성북구에도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쌀 300포…9년간 2700포 기부, 제천시 금성면에서도 얼굴 없는 천사가 연탄 2만 장 기부, 장수군 산서면도 있고요, 대전현충원에 ‘얼굴 없는 천사’가 5년째 순직 군인 등의 유족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성금과 선물, 경북 문경, 김제 백구면, 서울 은평구 돼지저금통, 2018년에 나온 기사만 정리했는데요. 이만하면 얼굴 없는 천사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2009년 12월 노송동 주민센터 옆에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2017년 3월에는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얼굴 없는 천사'를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미래유산으로 확정했습니다. 노송동주민센터 입구에 천사기념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주시민들 역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동참하기 위해 나눔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2018년 현재 전주시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약 19만 8700명으로 전주시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
문: 앞에서 따뜻한 문화의 심장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분위기를 전환해서 기부금에 대한 악행은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답: 이것을 정리하다 보니 정말 가슴이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당시에 얼마나 큰 사건이었으면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기면 「대한민국사연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중에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요. 1948년 4월 17일 문교부장, 서울시와 각 도에 기부금 징수 금지와 중학입시요강 시달했다고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 각 도청에 기부금을 걷지 말라고 금지했다는 말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내라고 하면 이 건 기부금이 아니고 사실 세금인데요. 당시에 이런 기부금 명목의 다양한 잡세들이 있었다고 하고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재난 상황과 같은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정부, 국가기관이나 그 산하 기관이 기부금을 모집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금하고 있습니다. 1948년 10월 9일로 가겠습니다. 당시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심하던 때였는데요. 경주 대동청년단 간부들이 기부금 안 낸다고 시민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참.... 무섭죠.
문: 대동청년단은 어떤 단체인가?
답: 1947년 9월에 결성된 청년운동 단체인데요. 당시 32개의 청년단체들을 통합하여 결성한 청년단체입니다. 8·15 광복 뒤의 혼란한 시기에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막강한 조직을 갖추고 반공 및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한 이승만 노선에 협조했습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이승만의 명령으로 해산해서 대한청년단에 통합되었습니다. 아직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이었는데도, 얼마나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1949년 5월 26일 가면요, 앞에서 기부금 명목 잡세들이 많았다고 했는데요. 전라북도 옥구군의 공과금 외 기부금 징수 조사 결과, 1가구당 24 종목에 약 5천 원 부담으로 집계가 됩니다. 당시 고무신 한족에 300원, 세탁비누 1개가 200원이었습니다. 같은 날이었는데요. 서울 종암국민학교 여학생이 학교 기부금 문제로 음독자살을 기도해 사회 문제화되기도 했고요. 1966년 12월 16일 사립국민학교가 신입생들에게 입학 기부금 계속 강요합니다. 여기까지는 일종의 세금 개념이었고요. 이후에는 말은 기부금이지만 부정청탁을 위한 뇌물 사건이 「대한민국사연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민간단체들이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기부금을 어디다 내야 하나 고민하는 분도 많은데요. 그나마 투명하게 운영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 동사무소 또는 관공소란 여론이 있고, 기부의 경향이 바뀌어 가는 것 같다.
문: 선뜻 기부를 하고 싶어도 이런 점 때문에 기부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기부를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답: 저도 어떤 방법이 있을까 찾아보았는데요. 꼭 돈이나 물건이 아니어도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전주시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가 약 19만 8700명으로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하셔서 활동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기부 잘하는 방법으로 기부금을 맡기는 조직 운영이 투명한가(전문성을 갖춘 이사진 구성, 회계법인에 의한 정기 회계감사), 기부금을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 활동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는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자신에게 기부의 기쁨을 주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추천해서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보람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기부처인지 판단해 보셨으면 합니다. [월간 김창주, 2018]
※ 다음 자료는 2020년 현재까지 21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관련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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