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dog days)엔 춤을 추자?

2021. 5. 14. 17:50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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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력 6월부터 7월 사이에 세 번의 절기가 있죠, 여름 중 가장 더울 때를 뜻하는데요. 초복, 중복, 말복까지 삼복인데, 복날에 대한 이야기 준비해 왔습니다.

 

문: 그런데 복날이 무슨 뜻인가요?

답: 그 뜻과 기원이 여러 가지예요. 복자가 엎드릴 복자인데, 사람인 옆에 개견(伏)자가 붙어있어서, 더워서 사람이 개처럼 납작 엎드려 있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복날을 ‘서기제복(署氣制伏)’이라 하여 더위를 제압시키는 날이라 풀이하기도 합니다.

 

문: 중국이나 일본에도 복날이 있나요?

답: 우리나라 주변국이니까, 당연히 있었고, 일본에서는 복날에 뱀장어를 먹어서 기력을 회복하고, 중국은 진나라 때 개를 때려잡아서 병충해를 막는 풍습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복날은 유럽, 터키, 아랍 전 지역에 다 있었습니다.

 

문: 유럽에서도 복날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 같고 뭐라고 하나요?

답: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영어로는 dog days라는 말에서 연원이 돼요. 개의 날이란 뜻쯤으로 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좋은 뜻은 아니었습니다.

 

문: 아니 왜 그런 말이 붙었을까요?

답: 고대 로마인들은 시리우스 별이 가장 빛나는 기간이 여름 중에 가장 덥다는 것을 발견을 합니다. 이 시리우스를 번역하면 큰개자리에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천랑성(天狼星), 하늘 늑대 별이라고 불렀고, 서양에서는 복날에 개에 물리면 영원히 낫지 않는다는 미신도 있습니다.

Sirius, Dog Star(Zwergelstern, 2004)

문: 그러고 보면 복날이 개와 밀접한 관련이 있네요.

답: 복날이 큰개자리인 시리우스 별자리에서 연원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유럽이나 동양이나 더위를 애꿎은 개한테 화풀이하는 장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세기만 해도 유럽의 사람들은 복날이 바다가 끊고, 포도주가 시어지고, 개가 미치고, 생물들이 늘어져 퍼지는 악마의 시간이라 믿고 있습니다.

Dog Days were popularly believed to be an evil time "the Sea boiled, the Wine turned sour, Dogs grew mad, and all other creatures became languid; causing to man, among other diseases, burning fevers, hysterics, and phrensies." according to Brady’s Clavis Calendaria, 1813

 

문: 복날과 관련한 속담도 있을 것 같다.

답: 복날과 관련한 다른 속담에는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 초복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 보은 큰 애기 운다.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피는데, 비가 오면 대추농사가 잘 안 되어서 시집가기 어려워서 생긴 속담이랍니다.

 

문: 선풍기, 에어컨도 없을 때이니 많이 더웠을 거예요.

답: 비슷한 시기인 19세기 유만공(柳晩恭)이란 분의 복날의 풍경 기록이 있어요. “참외 쟁반에다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푸줏간에는 염소와 양 잡는 것을 보지 못하겠고, 집집마다 죄 없는, 뛰는 개만 삶아 먹는다.” 이런 풍속을 복달임, 복놀이, 함경도에서는 개놀음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문: 우리 조상님들은 더위를 어떻게 극복하셨을까요?

답: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삼복 중에는 나라의 공사를 중단시키고, 가벼운 죄를 지은 죄인을 풀어주기도 하고 임금과 신하가 학문을 공부하는 경연을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백성들은 계곡을 찾아가 탁족을 하면서 참외와 수박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전주에서는 즐길 수 있는 민간요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문: 어떤 민간요법이 있었나요?

답: 전주부사에는 복날에 행하는 약수요법으로 덕진연못 물속에 입수하여 우선 전신을 씻는데 특히 병이 있는 부위를 잘 씻은 다음 물에서 나와 준비해둔 새 의복을 입는다. 이 때 부근에 가마를 걸어 미역국을 만들고 밥을 지어먹은 뒤 집으로 돌아간다. 삼천천의 사욕, 모래찜질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문: 아마도 수도가 보급이 안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답: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통적인 풍습으로 소개를 했고, 기린봉과 남고산의 약수요법으로, 대나무 홈통이 있어 한 사람씩 통 밑에 앉아 머리부터 물을 뒤집어쓴다. 약효는 가슴통증·편두통·안질 등에 현저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1924년 여름 신문기사를 보면, 경성부의 수도 보급률이 일인과 조선인 비교, 40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문: 등목이라도 하면 시원할 텐데, 일제강점기 복날 풍속은 어땠나?

답: 1930년 기사인데 “변천도 형형색색 십 년간 유행 오락. 부녀자들이 복날 계곡을 찾는 것은 과거일이다. 근 수삼 년까지도 보기가 드물었던 해수욕객들이 많아져, 부녀자들까지 원산의 송도원, 부산의 송도는 대만원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뿔조아(부르주아) 계급의 뒷 축 낮은 구두 위에 긴 양말을 무릎까지 신은 골프 스타킹, 쓰봉 옆구리 통이 넓고 긴 구두를 신은 마상복”에 대한 기록도 볼 수 있다.

 

문: 해수욕장 풍경이 그래도 지금 하고는 다르겠죠?

답: 1934년 기사에는 호남의 명물 사욕, 기차도 할인, 이리에서 동남편으로 대장촌역(현 춘포역)이 있으니, 이곳은 본시 만경강 중류의 포구로서, 명사십리의 백사장으로 익산 팔경의 하나의 굴지하는 터인데, 옛날부터 이 백사장에서 만병을 통치. 강변모래에는 수만의 인어 떼가 물결쳐 일대 장관. 리끝빠른 철도 당국에서는 매년 이때를 기회하여 기차 왕복 할인을” 하기도 합니다.

여객 취급 중지 후 전라선 춘포역 승강장(Lambda, 2007.8.15.)

문: 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재미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답: 1927년 기사인데, “조선무용진흥론-김동환. 단오 추석의 두 명절과 초중말의 삼복 날을 전국적 무용일로 정하고 모든 사람들이 같이 춤추자 구미의 부활제일, 카니발제일 같이 전기 특수한 경하 일에 우리들도 민중 총출연으로 춤추며 즐기자 벌서 지방 지방마다 각희회(씨름)나 궁사회가 같은 것이 있음으로 무용을 가함은 극히 용이한 일인 줄 안다.”며 이색적인 축제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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