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씨앗과 수달과 여우

2021. 12. 9. 00:46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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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2일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입니다. 생물의 다양성이 왜 중요할까요? 환경오염 때문에 생물들이 멸종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먹지만, 동물들은 먹이사슬에서 먹는 게 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어떤 한 종이 멸종하면 그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연쇄적으로 그 생태계가 파괴됩니다. 더 극단적으로 가면 인간이 멸종할 수도 있는 거죠.

 

문: 이렇게 기념하는 날까지 정한 것을 보면 많은 동식물이 멸종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수가 얼마나 되나요?

답: 해마다 25,000~50,000종이 사라지고 있고, 20~30년 내에 지구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할 것이란 예측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동식물은 대략 1,400만 종인데, 알려지지 않은 종까지 추정하면 최대 2천만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문: 엄청한 숫자인데, 극히 일부만 알려져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그렇죠, 자연의 신비인데요. 문제는 알려진 종의 멸종도 문제지만, 인류가 알지도 모른 채 환경오염 때문에 수많은 생물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문: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사례가 있나?

답: 저도 이번에 공부하면서,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쌀, 여우, 로드킬, 수달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이런 동식물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지 찾아왔어요.

 

문: 그럼 쌀부터 시작해 볼까요?

답: 지금 현재 토종 벼 종자가 400여 종인데, 역사책에 나오는 것을 포함하면 1,500종의 벼 종자가 있었다고 해요. 다른 말로 하면 1,500가지 다른 쌀 맛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죠.

 

문: 지금 400여 종이 남아 있다고 했는데, 나머지 다 멸종한 것인가?

답: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개량종 씨앗이 들어오는데요. 이때 열매가 작은 종은 뿌리 채 뽑혀 나가는데, 이런 개량종은 특정 병에는 강한데, 자가 치유력이 약해서 다른 병에는 약하고 금방 전염이 되어서 농약과 화학비료가 필요합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털부처꽃, 부채붓꽃, 긴산꼬리풀, 꽃창포, 배초향 등의 자생식물 종자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 2021.10.19.)

 

문: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 땅을 황폐시킨다는 말씀인데,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답: 그렇죠. 상품가치가 커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종자회사들이 씨앗을 팔아먹기 위해서, 자살 씨앗, 불임 씨앗, 터미네이터 씨앗을 만들고 있다는 거예요.

 

문: 불임 씨앗은 이해가 가는데, 터미네이터 씨앗은 뭔가?

답: 자연법칙에 따르면, 열매가 나오면 그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데, 종자를 팔기 위해 다음 해에 싹이 트지 않게 만든 씨앗이고요. 트레이터 기술이라고 해서 특정한 농약을 뿌려야 싹이 트는 종자도 있습니다.

 

문: 계속해서 씨앗을 사게 만들었군요?

답: 그렇죠. 문제는 1997년 IMF 이후에 국내 대부분의 종자회사를 다국적 기업이 인수했어요. 1985년에 전국의 토종 종자 24,00여 점이 조사되었는데, 1993년에는 74%가 사라졌고, 7년 뒤에는 12%만 남아서 토종 씨앗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 토종 씨앗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씀인데, 동물들은 어떤가?

답: 여우는 1960년대까지 야산에서 번식할 정도 꽤 많은 수가 있었는데, 쥐잡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다시 여우가 먹으면서 점점 그 수가 줄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여우가 사라지니까 전염병을 옮기는 들쥐가 다시 많아졌어요.

 

문: 여우 목도리도 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답: 1960년대에 여우 목도리가 크게 유행을 했는데, 사육하고 털을 얻을 때 장면을 보면 여우 목도리를 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최대한 움직이지 않아야 부드러운 털을 얻을 수 있어서 아주 작고 어두운 공간에서 평균 7년을 살다가 잔인하게 털을 벗겨 냅니다.

 

문: 털이 아름다워서 겪는 수난인데, 야생동물은 어떤가?

답: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서 2004년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30개월 정도인데 지리산을 둘러싼 도로 세 곳, 120km 정도 되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로드킬을 조사했어요. 무려 5,769마리의 동물이 죽은 채 발견이 되었습니다.

지리산제일문(함양군, 2020)

 

문: 끔찍하죠, 로드킬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답: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더 이상 길을 내지 않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야생동물 주의라는 안내판이 나오면 속도를 늦추고, 비포장 길로 차를 몰고 들어가지 않는 것 정도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문: 결국 어느 정도 사람이 불편을 감수해야 동물들과 공존할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답: 그렇죠. 이번에는 산 말고 물에 사는 수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요. 수달은 민물의 물개로 잘못 알려지면서, 정력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그 수가 줄기 시작했는데요. 1982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문: 여우 목도리는 수달, 둘 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사라져 갔네요.

답: 전주천에 사는 수달 소식이 가끔 뉴스에 나오는데, 반갑기도 하고 전주가 생태도시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본에서는 아예 멸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리한 하천 공사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으면서 멸종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 도로에는 로드킬, 하천 공사나, 무리한 개발이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환경에 대한 윤리의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문제들은 인간 중심적 관점과 가치관 때문에 벌어집니다. 사람이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인식하고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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