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조각

2021. 12. 14. 13:16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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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국가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활용된다. 거대한 조각을 만드는 조각가 역시 이 지점에 동의한다. 이들 조각 역시 국가의 이상을 담고 있으며, 그 이상에 반하는 군더더기는 정을 맞아떨어져 나간다. 매끈한 몸매의 조각상이 만들어진다. 이에 반해 구술사는 평범한 사람의 말로 정부의 기밀문서에 대항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역사는 국가에 의해 조각나기 이전의 역사로 복원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조각상에 대항하는 새로운 조각상이 등장한 것뿐이다. 그것이 하나의 역사로 인정받게 된다면, 그 역시 새롭게 권력화 된 관점에 의해 매끈하게 만들어진 조각상일 뿐이다. 이 조각들 사이에서 인간은 역사의 진실이 어디쯤 놓여 있을지 감상한다.

  교보문고 팬시점에 놓인 소녀상을 보고 인간은 역사의 진실을 알 수 있는가? 할머니들의 아픔을 알 수 있는가? 이 조각은 새롭게 권력화 되어 다듬어진 조각일 뿐이다. 조각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역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점에서 역사가와 조각가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한다. 실증주의의 그늘에 숨어서 스스로가 과학적이라고 자만하지 않는다.  진실을 찾는 역사학과 인류학은 과학보다 문학에 가깝다. [월간 김창주, 2018]

전주 풍남문광장의 소녀상이 성조기가 연상되는 담요를 덮고 있다.(20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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