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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코러나 19 이전의 여행 트렌드

by 월간 김창주 20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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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코러나 19 이전의 여행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셨네요.

답: 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번 전해드렸던 같아요. 1960년대 1970년대 유행했던 무전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고, 당시에 상당한 사회 문제가 있어서, 교육당국에서 금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수학여행 풍속에 대한 이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수요는 많은데 교통이나 여행시설이 따라가지 못해서, 버스 한 대에 80명이 타고 가기도 하고 연탄가스 중독 사고에 기사도 있어서, 단체여행에 대한 안전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다. 또 일제강점기에 유행했던 피서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피서지에 간 여행, 수학여행, 엠티, 신혼여행인 것 같다. 이런 여행의 트렌드가 요즘 트렌드와 비교해보면 새로운 모습도 있고, 무언가 새롭게 보이게 말만 바꾸어 만들었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문: 그럼 먼저 코러나 19 직전 트렌드부터 알아볼까요?

답: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 5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소셜미디어(SNS) 빅데이터와 여행 관련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분석해, 2019년 국내여행 트렌드로 브리지(B.R.I.D.G.E.)를 발표했습니다. 일상과 여행이 서로 분리돼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닌, 다리(브리지)로 연결돼 있는 것처럼 쉽게 전환이 가능하고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도록 나와 연결돼 있는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B(Break the Generation Gap)는 다세대 가족여행을 의미합니다.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여행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았고요. 소셜미디어에서 국내여행 관련 키워드로 가족여행에 대한 언급량이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주요 여행사들 또한 효도관광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R(Recreational Activities)은 레저 여행입니다. 축제, 체험, 행사와 같은 레크리에이션 관련 키워드가 국내여행의 목적 및 활동 부문 주요 키워드로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서핑, 루지(무동력 바퀴 썰매), 집라인 등 레포츠도 여행지에서의 인기 액티비티로 꼽혔습니다.

 

I(Influential Contents)는 SNS 여행 콘텐츠의 증가입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성들을 사진뿐 아니라 영상으로 남기려는 경향이 증가해 유튜브 채널에 실시간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D(Delicious Foods)는 맛집 탐방인데요. TV에 나온 음식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았습니다.

 

G(Go Anytime)는 연중 여행을 나타냅니다. 골목·시장·거리 등 일상과 가까운 친숙한 곳으로의 여행과 함께 비수기·성수기, 주중·주말 구분 없이 여행을 떠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E(East Coast)는 강원도 여행인데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KTX 경강선과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우수 숙박시설이 확충되는 등 관광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개선된데 따른 것입니다.

 

문: 무언가 새롭다기보다는 다 아는 내용을 잘 정리해 놓은 느낌이기도 하고, 한편 코로나 19 때문에 이제는 쉽게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네요.

답: 과거의 통계를 분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인터넷 기업체나 여행사 등에서 내놓은 트렌드로 의미 있는 여행인데요. Z세대의 경우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생의 기술 및 실용적인 배움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인공지능(AI), 증강 현실(AR), 음성 인식 등의 기술을 실제로 탑재한 여행 서비스가 주목받았는데요. 여수의 AR트릭아이 뮤지엄부터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장소를 활용한 AR·VR 체험센터가 주목받기 시작했고요. 경북 고령군에서는 대가야 고령 여행 어플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 개인 맞춤형 여행-관광 경로 벗어나기-탈패키지여행, 에코 여행, 혼행, 즉행(전주, 춘천, 강릉, 일본, 베트남)이 여행 트렌드였습니다.

 

문: 최첨단 용어들이 보이는데요, 20세기의 여행은 어땠나요?

답: 20세기에는 국내에서 트렌드란 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풍속이란 말을 사용했어요. 그때는 전문용어에 한글을 쓰고 그 옆에 괄호 치고 한자가 쓰여 있었죠. 요즘은 한글 옆에 괄호 하고 대신 영어가 쓰여 있죠. 여행 풍속이란 말도 1987년 해외여행 부분 자유화,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해외 배낭여행 이후 생겼습니다. 여행이란 게 지금처럼 일상화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신문기사를 몇 개 찾아봤습니다.

 

『동아일보』(1988.7.25.) 여행 새 풍속 홀로 떠나기 유행. 자신감 독립심 기르는데 도움. 철저한 준비 관광지 치안 확립 뒤따라야. 1~2용 텐트 판매가 늘었다. 혼자 여행을 하던 여성 인터뷰. 왜 혼자 왔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주의의 시선이 가장 난처.

 

『동아일보』 (1993.6.3.) 제주 신혼여행 새 풍속. 편한 게 좋다. 한복과 정장을 벗고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 지금은 다시 한복을 입고 여행을 즐기고 있다. 80년대 신혼부부는 쾌락추구형이라면 90년대 신혼부부는 알짜 자유방임형이라고 평가.

 

『동아일보』(1994.5.13.) 대학생 배낭여행 풍속 달라졌다. 단순 관광 탈피, 자신의 관심분야를 집중적으로 찾아보고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오는 목적 여행. 또 여행경비를 현지에서 스스로 조달하는데, 보부상처럼 국내 액세서리 판매, 그림 그려 팔기도 했다는 기사가 붙여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자료 수집은 의미를 상실했다. 직접 경험해 체득하고 이 가운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변화했다.

 

『경향신문』(1997.2.13.) 신혼여행 새 풍속. 미지의 세계서. 둘만의 추억 쌓기. 패키지여행 대신 스스로 일정 짜는 맞춤여행 선호. 남들이 가지 않는 여행지 개척.

 

『동아일보』(1999.9.16.) 제주 신혼여행 새 풍속 민박(펜션), 둘만의 여행, 나 홀로 여행 스타일로 제주도로 신혼여행.

 

『경향신문』(1999.12.27.) 99 패션 트렌드 총결산. 바디백. 여행할 때나 시장상인들이 즐겨 차는 전대 같은 바디백이 가장 미래지향적인 패션 가방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방으로부터 손을 자유롭게라는 기능적인 이유에서 출발했지만 새천년을 앞두고 자유분방한 삶의 방식을 보여줘 호응을 얻었다.

 

문: 과거나 현재나 중복되는 것도 있고 새로운 문화현상도 보인다.

답: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의미를 둔 여행, 미지의 세계를 찾는 여행, 개인 맞춤형 여행, 혼행 등입니다. 새로운 키워드는 가족여행, 증강 현실 여행, 에코 여행, 즉행인데요. 이 중에서 가장 새롭고 다른 것은 자기 이야기를 만들고 기록, 방송까지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영상이란 문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비와 기술이 좋아지면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사라져 버렸죠. 인터넷 유통채널까지 생기면서 여행으로 돈까지 버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문: 우리 전주 지역의 여행 트렌드가 있다면요?

답: 직접 여행지를 먼 곳이 아닌 우리 동네에서 찾아보고 알려보자는 취지의 여행인데요.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중요한 장소에 점으로 찍어보고 이야기를 찾고, 연결해서 길을 만들어 보고, 산책하면서 영상으로 남겨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전주문화재단에서 2017년부터 이런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는데요. 마을 방송, 마을 드라마, 마을 영화 만들기, 마을 캐릭터, 마을 노래와 같은 상징 만들기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마을술사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마을 기록하고, 관광객에게 해설하고, 나아가서는 마을의 발전을 제안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전주문화재단에서는 마을술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간 김창주, 2019]

전주 추천대, 1930년대까지 돛단배가 드나들던 강나루가 있었다.(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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