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3. 00:18ㆍ문화
개미와 대화를 해본 적 있나요?
“우리는 개미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잖아요.(칼 세이건, 이상원 역 2018: 60)”
가끔 개미와 꽃과 나무와 강아지, 더 나아가서 지구와 대화를 나눈다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미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대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다면 외계인은 지구인과 대화를 나누려고 할까요?
아마 외계인도 지구인과 대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지구에 빛의 속도로 UFO를 타고 날아왔다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아직 지구인은 빛의 속도로 날아갈 수 없습니다.
빛의 속도는 지구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다고 생각하는 속도일지도 모릅니다.
외계인은 빛의 속도 보다 더 빠르게 날아다닐지도 모르죠.
그런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인을 본다면,
외계인의 관점에서 지구인은 개미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인과 대화를 시도한다면, 쉽게 소통이 가능할까요? 어렵겠죠.
“그때라면 그 신호를 해독하기는 커녕 수신하기도 벅찼을 테니까(칼 세이건, 이상원 역 2018: 303)”요.
그런데 외계인이 지구인과 소통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우월한 존재가 선물을 주거나, 초대를 한다면 거기에 응해야 할까요?
다시, 개미를 생각해 보면요.
인간이 개미에게 선물을 준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개미굴 옆에 사탕 하나를 둔 인간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개미는 사탕을 보고 천국이라고 더듬이를 더듬더듬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은 그 광경을 재미있게 구경하겠죠.
마찬가지로 외계인이 지구인을 초대하거나 선물을 준다면,
외계인은 “재미있는 동물로 우리를 전시할지도 모릅니다.(칼 세이건, 이상원 역 2018: 290)”
선물에는 영혼이 있어요.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받는 만큼 무언가를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받은 선물에는 담겨 있습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선물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계인을 인간처럼 해석하면 전시되는 인간이란 결말로 끝납니다.
그렇다면 신의 선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신은 인간에게 공기, 물, 불, 흙, 자연을 또는 지구를 아무런 대가 없이 준 것 일까요?
대가가 있는지 없는지는 저로써는 알 수가 없지만,
신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잘 살길 바라며, 지구를 창조했다는 신본주의적 관점 하나와
신이 곧 지구 생태(만물이)라는 범신론적 관점,
인간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인본주의적 관점,
어쨌든 돈이 되어야 인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내는 자본주의적 관점이
공존하는 21세기입니다.
신의 선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물음으로 대신합니다.
당신은 개미와 대화할 수 있나요?
※ 개미와의 대화는 칼 세이건, 이상원 역, “콘택트”(사이언스북스, 2018)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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