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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현대적 악기 아쟁

by 월간 김창주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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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금에 대한 이야기를 전에 말씀드리면서, 해금이 우리음악에서는 관악기로 분류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쟁 역시 찰현악기지만, 관악기처럼 지속음을 내는 성격 때문에 우리음악에서는 관악기로 분류가 됩니다. 아쟁은 크게 정악아쟁과 산조아쟁으로 나뉘어집니다.

 

문: 정악아쟁과 산조아쟁 어떻게 다른가요?

답: 사실 정악아쟁, 산조아쟁이란 용어는 194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용어로 추측이 됩니다. 1940년대에 산조아쟁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용어인데, 정악아쟁이라 불리어 지는 아쟁은 7줄로 이루어져 있고, 고려 때 중국에서 수입한 악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대나무를 매끈하게 다듬고 송진을 발라서 연주를 했는데, 현재는 개나리가지에 송진을 발라서 연주를 합니다.

 

문: 산조아쟁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답: 산조아쟁은 1940년대 박성옥이란 분이 무용 반주곡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아쟁을 개량해 만든 것으로 전해집니다. 부드러운 음색을 내기 위해서, 개나리 활대 대신에 말총으로 만든 활대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보통 8줄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는 많은 창작곡이 만들어 지면서, 다양한 크기와 현 수로 개량된 아쟁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산조아쟁(김준민, 2008)

문: 산조아쟁을 만들었다는 박성옥은 어떤 분인가요?

답: 박성옥(1908~1983)은 전남 목포 태생의 음악가인데요. 최승희를 비롯해 김백봉, 강선영, 조택원 등의 무용 음악을 맡아서 작곡과 연주를 했습니다. 최승희가 안무한 「보살춤」 등 여러 작품에서 음악을 담당해서, 최승희의 음악적 동반자 또는 최승희의 전속 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작곡가인데 악기도 개량하셨나 봐요?

답: 무용 음악의 반주를 위해 여러 전통악기를 개량했는데, 산조아쟁, 철가야금, 철금, 양금 등의 개량해서 반주음악에 사용을 했습니다.

 

문: 잘 상상이 안되는데 어떤 악기가 있나?

답: 김천흥(1909~2007.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를 졸업한 무용가이자 국악인)의 증언에 따르면, 1930년에 조선음악무용연구소에서 자주 만나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악기에 대한 연구열이 대단해서 한번은 오르간 건반 틀에 가야금 같은 악기를 부착시키고, 페달을 발로 눌러 연주하면서, 소리를 연장·확대해 보려고, 연구 제작한 것을 들려주기도 했고, 아쟁 현을 문지르는 활도 나무와 말총을 겸용해서 음색을 자유롭게 했다는 증언이 남아있습니다.

 

문: 산조아쟁이 실험정신이 느껴지는 현대적인 악기라는 느낌이 드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음악에 연주가 되나요?

답: 정악아쟁은 보허자, 낙양춘, 수제천, 여민락, 평조회상 등에서 연주가 되고, 산조아쟁은 산조, 시나위, 진도씻김굿 등에서 대표적으로 사용이 됩니다. 정악아쟁은 대풍류 편성에서 음이 높은 소금과 아쟁의 저음이 대조를 이루는 연주, 산조아쟁은 산조의 굴곡진 가락이 연주될 때 악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는 악기가 개량이 되면서 많은 아쟁 창작곡이 만들어지고 연주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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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아쟁은 고려시대부터 사용이 되다가, 1940년대에 개량된 아쟁이 만들어졌다는 말씀인데, 20세기 이전 조선시대 아쟁 연주자에 대한 기록이 혹시 남아 있나요?

답: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전해져 오는 조선시대(16세기) 진사였던 김운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사가 문예창작 재능에 대한 시험이라면 생원은 유교 경전에 대한 지식을 묻는 시험인데요. 이 시험은 학자 또는 선비로서의 공인된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또, 진사와 생원은 성균관의 입학 자격이 주어지는 시험인데요. 여기에서 조선시대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을 300일간 공부하면 문과시험, 관직에 나아갈 수 있는 시험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문: 진사가 된 후에 김운란은 과거시험에 급제를 했나요?

답: 김운란이 진사가 된 후에 병을 얻어서 두 눈을 실명하게 되는데요. “다시는 과거시험을 볼 수도, 조상이 뛰어나지 못해 음직을 얻을 수도, 정상인과 같이 선비들과 사귈 수도 없”다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합니다. 당시에는 봉사들이 점치를 일을 주로 했는데, 선비라 점쟁이 노릇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을 해서, 아쟁 연주로 자신의 마음을 달랬는데, 연주 실력이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어우야담기록하고 있습니다.

 

문: 음반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연주를 잘했기에 그런 평을 받았을까요?

답: 허균의 문집에도 “아쟁을 잘 타서 마치 사람이 말하는 듯했고, 그 가락을 듣는 사람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1574년에 율곡 이이가 지은 시가 남아 있습니다. 제목이 긴데요. “황해도 연안부에서 김운란이 아쟁을 켜는 소리를 들었다. 김운란은 옛날에 같은 마을 사람이었는데, 아쟁을 켜는 소리가 당대에 절묘하였다”까지가 제목입니다.

 

문: 시 내용이 궁금하네요?

답: 두 분이 죽마고우였던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누군가가 빈 누각에 아쟁을 연주하는데, 가을 매미가 이슬잎을 안고 우는 듯한데, 한 마을에서 서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다, 30년 동안 못 만나다, 오늘 밤에야 우연히 만나게 되니, 가슴이 뭉클하다. 시의 내용대로 계산을 해보면 7~8살 때부터 친구로 지내면서 서당도 함께 다니고, 과거시험도 함께 보고 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문: 어떤 연주였는지 상상할 수밖에 없는데, 아쟁은 어떤 악기인가요?

답: 아쟁이 생강하고 비슷한 거 같아요. 율곡이 제자들에게 했던 말씀인데요. 생강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고 해요. 자신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것과 만났을 때는 그것과 화합해 새로운 맛을 내는 생강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씀인데요.

 

문: 아쟁이 생강이다. 왜 그렇죠?

답: 아쟁은 독주 악기일 때는 독특한 음색을 지니고 있지만, 관현악합주가 이루어질 때는 국악기가 채워주지 못하는 저음부를 담당하면서 조화로운 음색을 내면서 음역대를 풍성하게 해주고, 때로는 활대를 사용하지 않고, 현을 튕기는 발현악기의 특징인 피치카토 주법으로 다른 악기와 섞여 새로운 음색과 연주, 맛을 만들어 내서, 개성과 조화로움을 가진 악기고, 전통적인 악기면서도 현대적인 악기라고 생각됩니다. 아쟁이 20세기에 현대적으로 개량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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