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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일본으로 전해진 백제음악

by 월간 김창주 202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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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문: 백제 음악, 어떤 기록들이 남아 있나요?

답: 문헌기록이 많지 않은데요. 고구려의 음악은 중국 수나라의 칠부기에 포함되어서, 서량기, 청상기, 인도의 천축기, 부하라의 안국기, 쿠처의 구자기, 진나라의 가면기인 문강기와 함께 수나라 궁중에서 연주되었습니다. 백제기는 칠부기에는 들지 못했고, 신라기, 부남기, 강국기, 돌궐기, 왜기와 함께 잡기 중 하나로 수나라 궁중에서 연주되었습니다.

 

문: 수나라 이후에도 중국에서 연주되나요?

답: 수나라 멸망 뒤에도 연주되는데, 당나라 중종 때 백제 악공들이 죽자 폐지되었다가, 당현종 때인 8세기 초에 복원이 됩니다. 복원 당시에 쓰인 악기들은 쟁·적·도피필률·공후 등 네 가지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백제가 660년에 망했지만, 50년 후인 8세기 초에 백제 음악이 중국에서 다시 부활한 셈입니다.

 

문: 백제음악이 좋아서 그랬을까요?

답: 제 생각에는 음악을 다시 연주한다는 것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인데, 중국에 인질로 잡힌 백제의 유민 때문일까요? 저도 의문인데, 그 무언가 독창성이 있으니, 부활했다고 생각됩니다. 당시 연주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백제의 무용수들도 백제악에 포함되었는데, 큰 소매가 달린 저고리와 치마를 입었고, 장포관(章甫冠)을 쓰고 가죽신을 신었다고 『구당서』와 『신당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에 전해진 백제악의 기록이 있고, 일본에 전해진 기악무가 있습니다.

 

문: 일본에 전해진 기악무는 어떤 음악인가?

답: 기악무는 가면극의 일종인데, 줄거리나 극적 구성이 양주별산대놀이 같이 탈춤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악서인 『악가록(樂歌錄)』에는 서기 554년에 백제악을 전하기 위해 백제 악사를 일본에 파견한 기록이 있고, 서기 612년(백제 무왕 13)에 백제인 미마지가 기악무를 일본에 전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문: 미마지, 학교 다닐 때 배운 것 같은데 뭐라고 쓰여 있나요?

답: 『일본서기(日本書記)』에 스이코 천황(554년 ~ 628) 20년, “백제인 미마지가 일본에 귀화하여 말하기를, 오나라에서 기악을 익히고 왔다고 하였다. (중략) 소년을 모아 기악무를 배우도록 명하여 (중략) 그 춤을 전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문: 중국 오나라의 배웠다는 기악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답: 미마지가 오나라에서 기악무를 배워왔다는 612년은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해서, 살수대첩으로 고구려가 수나라를 물리친 해입니다. 오나라는 3세기에 멸망하는데, 오나라에서 배웠다는 기록은 잘못된 것 같고, 옛 오나라 땅의 음악, 남방의 음악을 배워왔거나, 수나라의 칠부기 중에 문강기가 진나라의 가면극인데, 이 기악이 아닐까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백제의 기악무는 양주별산대놀이와 봉산탈춤과 같이 사찰에서 추던 불교의 포교를 위한 탈춤극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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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일본에 탈이 남아 있지 않을까요?

답: 아쉬운 것은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탈춤을 다 추면 탈을 불사르는 풍습이 있어서 탈이 전해지고 있지 않지만, 일본은 당시에 쓰던 가면을 동대사(도다이지) 등 여러 절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기록이 많지 않아서 아쉬운데요, 백제음악은 어떤 음악이었을까요?

답: 저도 참 궁금한데요. 『고려사』 악지에 백제속악이란 이름으로 “선운산, 무등산, 방등산, 정읍, 지리산” 같은 노래이름이 전해지고 있는데, 지명을 뜻하고 있어서, 각 지역의 민속음악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백제에서는 일본에 교대로 음악인들을 파견했는데, 554년에 백제의 음악인 삼근, 기마차, 진노, 진타 4명이 본국의 악인과 교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문: 일본 아악에 삼국시대 음악이 남아 있지 않나요?

답: 나라시대(8세기) 일본에 소개된 고려악은 고마가쿠, 백제악은 구다라가쿠, 신라악은 시라기가쿠(新羅樂)라고 해서 삼국악과 도가쿠(唐樂)라고 불린 당악(唐樂)이 함께 일본의 아악을 형성하는 데 뼈대 구실을 해서, 현재 일본 전통음악인 아악에 전승되고 있습니다.

 

문: 기록 이외에 백제의 음악을 설명할 만한 유물이 있나요?

답: 1993년 발굴된 백제 금동향로가 있는데, (높이 64cm 지름 20cm 제일 높은 자리에는 봉황이 자리 잡고 있고, 향로 뚜껑에만 74개의 봉우리가 있다. 용을 비롯한 상상의 동물, 현실세계의 호랑이, 사슴, 코끼리, 원숭이, 멧돼지 등등의 39마리의 동물과 5명의 악사, 산중의 신선 등 16인의 인물상이 표현되어 있다. 향로 전체에 신선으로 보이는 인물 18인, 동물 65마리가 있다.) 다섯 악사가 연주하는 악기를 학자마다 이견이 있지만, 보통 소(배소), 퉁소, 완함, 북, 금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 국보 제287호(국립중앙박물관, 2012)

문: 어떤 악기들인가요?

답: 특징적인 악기만 소개해 드리면, 먼저 북인데요. 미마지가 아마도 남방에서 기악무를 배웠을 것으로 추측했는데, 향로에서 악사가 북을 연주하는 모습이 특이한데요. 무릎에 북을 올려놓고 왼손으로 북을 잡고 오른손으로 북채를 쥐고 연주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모양을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대탑에서 찾아볼 수 있어서, 이곳에서 유입된 악기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백제가 동남아시아와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추측이라고 생각을 하고, 관악기 중에 악학궤범에는 소라고 기록되어 있고, 배소라고도 하는데요. 대나무 관을 옆으로 나란히 묶은 배소는 고구려 벽화에도 나타나는데, 서양의 팬파이프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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