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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by 월간 김창주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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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이야기

고종의 왕권 회복 이후 대원군의 끝없는 정치 보복에 시달리며 세 번의 장례식을 거친 명성황후. 주변 4강 외교 전략 속에서 일본에 의해 처참한 최후를 바친 명성황후의 비극적 일대기를 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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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고난이 닥쳐왔다. 어떻게 할 것인가? 크게는 두 가지로 나뉜다. 이겨내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또다시 선택을 해야만 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한다. 개인적 능력에 따라 그 선택은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다면 곧 낳겠지 하고 쓰러져 있던가. 약을 사 먹던가 할 것이다. 선택에 있어 문제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때 벌어진다. 감기에 걸렸다고 자살을 하거나, 치료를 하기 위해 무당을 불러 무속행위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이라면 간단히 약국에 가서 종합감기약을 사 먹고 아랫목에 누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살짝 바꿔 보면 달라진다. 내가 암에 걸렸다. 병원에서는 오천만 원 정도의 치료비를 불렀다. 나는 살고 싶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있는 사람에게 오천만 원은 그리 큰돈이 아니다. 돈을 내고 치료를 받는다. 항암 치료의 고통을 이겨낸다. 돈이 없을 때는? 죽음을 기다린다. 대출을 받는다. 신용이 없다. 사채를 끌어다 쓴다. 일단 치료는 받아본다. 기도를 한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꿔 보자.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어떻게 할까? 죽음을 기다린다. 기도를 한다. 회계하고 내세의 삶을 기대한다. 살고 싶다. 어떻게 할까? 사람은 현대의학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된다.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점을 보러 간다든가, 운수를 본다든가. 물론 새해 첫날 재미로 보는 이런 행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집안에 우환이 몰아쳐 왔다. 해결할 방법이 없다. 취업이 언제쯤 될지 몰라 막막하다. 뾰족한 방법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 종교와 무속행위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된다. 종교가 내세를 기약한다면, 무당은 부적과 주문으로 현세의 일을 해결해 줄 것 같은 행위를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에게 그 말과 문서는 삶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어리석어 보이지만 이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19세기말 조선사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사회는 이미 암에 걸려 있었다. 명성황후가 조선과 그 백성을 사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것은 대원군도 고종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치료비 오천만 원도 그것을 고칠 수 있는 현대의학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때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빌려오거나, 또는 비과학적인 것에 기대하거나, 목숨을 끊고 자결하거나. 매천야록을 쓴 황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원군은 쇄국을 하여 부국강병을 꿈꾸었고, 고종과 명성황후는 이이제이(以夷制夷)란 외교술을 펼치며 외세의 힘과 자본을 빌려 그 암을 치료하려 했다.

매천 황현의 초상화(채용신 1911, 문화재청)

  이 책은 인간 명성황후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을 함축하는 표현은 73쪽에 등장한다. 왕비가 악령의 저주를 받은 결과였다. 저자의 말인 이 의아스러운 표현 하나가 당시 조선의 현실을 잘 들어내고 있다. 동학교도는 주문을 외우며 전투를 개시했고 황현의 매천야록에는 귀신 또는 비과학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이 조선의 현실이었고 당연한 행동이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여도 그녀를 비난할 수 있을까? 명성황후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는 309쪽에 등장하는 단 한 줄로 요약된다. 우리나라에는 본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말이 없었다. [월간 김창주, 2008]

 

아리랑과 허득선

서도잡가의 명창 허득선 허득선은 조선시대 고종 임금때 활동한 음악가다. 생몰년은 알려져 있지 않다. 평양의 경림동 출생이다. 앞을 못보는 어머니를 위해 어릴때부터 노래와 우스갯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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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와 을미사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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