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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36

얼굴 없는 천사 얼굴 없는 천사와 기부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은 미담과 몇 해 전에 한 동물보호단체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의심을 받았는데요. 이런 기부금에 얽힌 악행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먼저 기부금이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을 보면요. 기부금은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대가 없이 내놓은 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대가가 없다”라는 지점입니다.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그냥 준다는 말인데요. 우리나라 법에서는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힘 있는 강자나 기관이 좋은 일에 쓸 테니 기부금을 내라고 하면 안 줄 수가 없잖아요. 이건 기부금이 아니라 그야말로 돈을 뜯어가는 것이 되니까, 법으로 정해 기부금을 모집할 .. 2021. 7. 8.
담배와 기괴한 통문 서초는 전주 8미 전주 8미 중에 하나가 서초다. 서초는 담배를 말하는데 서양에서 와서 서초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보통 국어사전에서 서초는 “평안도에서 나는 질 좋은 담배”를 말한다고 쓰여 있다. 소양면 대흥골과 상관면 마치골 담배가 맛이 좋았다고 하는데 이 8미를 누가 언제 정했는지는 모르겠다. 1921년 전국 연초 제조소는 전주, 경성, 평양, 대구 등 네 곳이 있었다. 전주는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충청남도, 충청북도(영동, 옥천) 등 5개도를 관할하는 전매국을 두고 있었다. 당연히 막대한 수익을 올려 좋았을 법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여직공들이 연초 제조소에서 근무하기를 꺼려해, 소개해 주는 사람에게는 3원의 사례비를 주기도 했다. 또 농민들은 담배농사를 기피했다. 당.. 2021. 6. 20.
광장의 노래와 편곡 광장의 파도 2014년 신진예술가 발굴사업을 기획하였다. 공모의 주제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작품 활동이었다. 선정된 작가가 각각 버스정류장, 원도심의 광장, 풍남문광장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는데, 문제는 풍남문광장에서 있었다. 당시 풍남문광장의 한 편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천막이 세워져 있었다. 슬픔에 참긴 사람들이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 풍남문광장에서 작품 활동을 할 ☆☆☆ 작가는 “한지모자 패션쇼”라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지 모자를 직접 만들어서, 나중에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패션쇼를 개최하는 행사였다. 모티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미치광이 모자 장수였다. ☆☆☆ 작가 역시 풍남문광장에서 연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천막이 쳐져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즉, 큰 광장 한 쪽.. 2021. 6. 16.
전주 도시공간의 빛과 그림자 역동적 공존의 문화 전주는 『주례고공기(周禮考工記)』를 기준으로 도시가 배치되었다. 좌묘우사(左廟右社)의 원리가 적용되어 좌측에는 경기전과 우측에는 사직단이 자리 잡고 있다. 근대기로 접어들면 역동적인 공존의 문화를 볼 수 있다. 경기전이 왕의 사당이라면, 그 앞에 자리한 전동성당은 중인의 문화를 대변한다. 이곳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교동의 향교는 선비 문화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향교 앞의 남천교를 지나면 서학동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본래 감영의 사령들이 살았다. 『전주부사』에 의하면, 동학교도들이 패주한 후 부채와 우산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나갔다. 이와 같이 전주 도시공간의 배치는 역동적인 공존의 문화를 담고 있다. 단적인 예가 전주인이 지켜낸 「태조어진」과 『조선왕조실록』이다. 어느 한 .. 2021. 6. 16.
알파고와 전주정신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화제였다. 기계문명과 문화의 대결로 읽는 사람도 있었다. 바둑 중계 중간에 나오는 ‘바꾸기’란 말을 들으면서, 20세기 광란의 제국주의를 떠올린 사람 역시 많을 것 같다. 내가 이 땅을 먹고 너는 저 땅을 먹어라. 아프리카 지도에 직선으로 그려진 국경선과 가쓰라·테프트 밀약 같은 밀실에서 이루어진 제국주의자들의 땅따먹기가 생각났다. 이세돌의 한 판 승리에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을 지킨 선비정신이 떠올랐다. 또한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산술적이기 때문에 하찮아 보이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왜 두려운가?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 식으로 말해 보자. 곧 굶어 죽을 것 같은 사람 셋이 있다. 그리고 떡이 세 개 있다. 그렇다면 각자 하.. 2021. 6. 16.
보물과 도굴 국립경주박물관이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금관총을 재발굴한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1921년에 처음 발굴이 되었으니까, 95년 만에 재발굴하는 셈인데요. 처음 발굴은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모로가 히데오라는 사람이 했는데, 사실은 도굴꾼이었습니다. 문: 모로가 히데오는 어떤 사람인가? 답: 일제강점기에는 각 지방마다 일본인이 만든 아마추어 고고학자 모임이 유행했습니다. 경주고적보존회와 부산고고회가 대표적입니다. 모로가 히데오는 경주고적보존회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박물관 경주분관의 초대 주임(관장)을 지내고, 1930년대 초반까지 경주에서 절대적인 문화 권력을 행사합니다. 1908년 한반도에 건너와서 무역업을 하는데, 1910년경부터 경주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유물 수집을 시작합니다. 문: 2.. 2021.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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