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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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인가? 무악산인가?
무악산의 수난기 전주에 사는 분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자주 가는 산이 있다. 모악산이다. 어르신 중에는 모악산의 진짜 이름이 궁금하다는 물음이 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무악산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다 모악산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2004년 무악산을 주장하며 책을 한 권 낸 어르신이 있다. 책 이름은 『무악산의 수난기』다. 책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줄이면 “모악산의 원래 이름은 무악산이다”는 것이다. 어떤 게 맞을까? 사전에서는 정식 명칭은 모악산이라고 적고, 다른 이름으로 무악산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책을 읽고 저자인 김병곤 선생님 댁에 전화를 드렸다. 안타깝게 몇 해 전에 돌아가셨다. 1913년생이시고 38년간 교단에 서셨던 선생님이셨다. 5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셨다. 『무악산의 수..
2021.12.05 -
전주 최초의 일본인
우편사무소를 철폐하라 대한제국이 제네바 협약에 가입한 1903년 1월 외부대신 조병식이 일본임시대리공사 하기와라 모리카즈(萩原守一)에게 “일본인 모리나가 신소(守永新三)가 불법적으로 전주 서문 밖에 설치한 우편사무소를 철폐하도록 조처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대한제국의 슬픈 운명을 보여주듯 외부대신의 공식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행정력은 전주까지 미치지 못했다. 1902년 12월 5일, 전주의 일본인 회장 모리나가 신소는 우편수취소를 전주군 부내면 행동, 그러니까 당시 대정정 1 정목 26번지에 개설한다. 우편, 소포, 우편 대체 예금 사무를 취급하고 1903년 7월부터는 집배 사무를 시작한다. 처음 개소 시에는 간판 옆에 일장기를 달고 영업을 했지만, 한국 정부의 철폐 요구가 있자 간판을 건물 뒤에 ..
2021.11.25 -
비빔밥의 문화원형
관화(觀花) 시절 1921년 4월의 꽃구경하는 풍경이다. “관화 시절의 단속, 꽃 때가 되어 사람의 왕래도 차차 많아짐에 따라 경찰관도 많이 출동하여 통행 등을 단속하고, 구호반을 설치하여 부상한 사람이 있을 때 속히 구호하며, 맥주, 사이다 등 음료 및 음식 값을 엄중히 단속한다는데, 물가를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맥주 한 병 칠십오 전, 사이다 한 병 삼십 전, 일본식 비빔밥 일 인분 오십 전, 점심 상등 일 원 보통 칠십 전” 일본식 비빔밥이 50전이었던 것에 비해 1930년 우리 비빔밥의 가격은 10~15전 내외였다. 1931년 5월 윤백남이란 사람이 전주 대정여관에 하루를 묵고 말로만 듣던 전주비빔밥을 먹는다. 그의 평은 "무엇이 좋아서 전주비빔밥, 전주비빔밥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라..
2021.11.21 -
거두리 참봉
거두리 참봉과 단오제 1959년 해방 후 첫 시민의 날, 카니발을 준비하던 모임이 있었다. 전주방송국 내 문화위원회 유기수, 류승국, 김근희, 정재인, 이봉희, 진기풍 등 6인은 전주만의 카니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회의를 시작한다. 전주의 기인으로 많은 선행을 베푼 ‘거두리 참봉’이란 분의 날을 정해 축제를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회의 끝에 전통적인 단오제를 계승하기로 결정한다. 지금은 잊힌 인물 ‘거두리 참봉’은 어떤 사람인가? 동냥으로 영결식을 1931년 10월 3일자 『동아일보』 3면에는 거두리 참봉의 장례를 다음과 같이 알리고 있다. “전북 전주읍 다가정 이보한(속칭 거들 선생) 씨는 61세를 일기로 지난 27일 서거하였다는데, 전주읍내에 무의무탁한 거지가 이백여 명이 집중하야 영결식은 거..
2021.11.14 -
가을비 오는 날
가을비 오는 날 전주향교 1분 영상(2021.11.8.) 가을비 오는 날 전주향교 30분 영상(2021.11.8.)
2021.11.10 -
딸기와 역사
딸기와 『무정』 딸기는 53개 이상의 방언(따올, 따올기, 따울, 딸, 딸광, 때알 등)이 있다. 현재 흔히 먹는 딸기는 19세기에 남미 칠레의 딸기가 네덜란드로 전해지면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는 이 개량된 딸기가 20세기 초에 일본에서 들어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장편소설인 이광수의 『무정』에 딸기가 등장한다. “울지 말고 딸기나 먹어라”는 대목이다. 소설이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가 되었으니, 그 이전에 딸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딸기는 과일? 딸기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나무에서 나면 과일이고, 덩굴이나 풀의 줄기에서 나면 채소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흔히 수박, 토마토, 딸기는 채소라고 한다. 이 단순한 구분 방법은 명쾌하긴 하지만 다양한 관점을 획일화한다. 과..
2021.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