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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계급 재생산과 지방대학의 폐과
언어의 계급성 바실 번스타인은 중간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5살 난 유아의 말을 비교해, 전자는 정교한 묘사를 후자는 모호한 묘사를 구현한다고 분석하고, 이런 사회계급에 따라 교육의 방법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분법적 논의 전개와 미미한 사례 제시 등에서 논리의 비약이 느껴졌지만, 일견 타당해 보인다. 번스타인이 예로 한 사례에서 영화 『황산벌』이 생각났다. 신라군은 백제군의 거시기라는 말을 해석하지 못해 고전한다. 영화에서 신라군의 언어는 당나라 연합군과 외교적 언어를 사용하며, 위계적이라면, 백제군은 거시기로 대표되는 사투리를 사용하며, 인간적 면모를 보인다. 영화는 역사처럼 신라군의 승리로 끝나지만, 패잔 한 백제군이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상봉하는 장면에서, 거시기라는 용어는 엘리트 언..
2021.05.29 -
누가 선발 되는가? 문제와 답의 계급성
문제와 답의 계급성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2015년작 『Tale of Tales』에는 벼룩을 키우는 기벽을 가진 왕이 등장한다. 영화에서 왕은 벼룩을 개만한 크기로 키우지만, 벼룩은 수명을 다해 죽는다. 왕은 슬퍼하다가, 벼룩 가죽을 만들어 놓는다. 왕은 이 가죽이 어떤 동물의 가죽인지 맞추는 사람에게 자신의 딸인 공주와 결혼시키겠다고 말한다. 이것은 귀족들이 벌이는 마상경기의 승자가 공주와 결혼을 하는 시험을 대신한 것이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와서 동물의 가죽을 만져보고 답을 낸다. 그 답은 그것을 말하는 사람의 출신 배경과 연관이 있었다. 귀족은 용의 가죽, 해상무역을 하는 사람은 물개의 가죽이라고 말하지만, 모두 오답을 낸다. 이때 혈거 생활을 하는 괴인이 나타나 냄새를 맡아보고 그것이 벼룩의..
2021.05.29 -
생황과 김홍도
지난 시간에 북학파 홍대용의 양금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고, 홍대용의 문집인 『담헌서』의 중국 견문기에 대한 이야기도 말씀해 드렸는데요. 이중에 홍대용이 생황을 묘사한 내용이 있습니다. 2021.05.28 - [음악의 역사] - 홍대용과 양금 문: 아하 오늘은 생황에 대한 이야기군요. 답: 생황은 우리나라에서 궁중 의식에서 쓰이는 아악기로 사용되다가, 조선후기에는 민간의 풍류음악에도 사용이 됩니다. 홍대용의 별장 유춘오에서, 신분을 초월해 음악회를 개최한 장면을 소개해 드렸는데, 여기에서 장악원 악공 박보안이 연주한 악기가 생황입니다. 문: 그러면 홍대용의 『담헌서』에서는 생황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나요? 답: 읽어 볼께요. 생황(笙簧)은 악기 중에서 맨 먼저 나왔지만, 마음속 감정을 나타내는 데 있어서는 ..
2021.05.28 -
홍대용과 양금
오늘은 양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윤동주 시인의 「간」을 읽어보겠습니다. 양금 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들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 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문: 간 이야기가 나오니까 판소리 중에 『별주부전』이 생각나네요. 답: 맞아요. 아마도 거기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 같은데요.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자기 성찰, 양심에 대한 시로 기억을 해요. “습..
2021.05.28 -
관광 산업의 시작
지난 시간에 무전여행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2021.05.25 - [자문자답] - 무전여행 오늘은 국내 관광산업이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아하, 관광이나 여행은 조선시대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산업으로서 관광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답: 개화기를 기점으로 잡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교통수단의 발달로 국내외 관광객이 전에 없이 늘어났고, 이때 근대식 호텔 등 숙박업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찾고 있는데, 개화기를 기점으로 잡는 것은 과장된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문: 개화기라고 하면 언제부터를 말하는가? 답: 강화도 조약이 체결된 1876년부터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까지를 보통 개화기라고 하는데요. 잘 아시는 것처럼 1875년에 일본이 운요호 사건을 일으킵니다. 강화..
2021.05.27 -
복숭아로 본 근현대
복숭아와 관련된 사건과 기사를 수집해봤는데요. 역사의 장소마다 복숭아가 있었습니다. 문: 그럼 역사책에 나오는 복숭아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답: 『신편한국사』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편을 보면요. 18세기 이후 서울은 명실상부하게 전국적 시장권의 중심도시였다. 서울에서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이 판매되었다. 과일의 경우를 예로 들면 남부지역의 유자·귤·석류 등도 반입되었으며, 복숭아의 경우도 ‘승도’·‘유월도’와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울릉도’도 서울에 반입되었다. 문: 여러 과일이 나오는데요. 복숭아 이름이 특이하네요. 답: 털이 없는 복숭아를 승도(僧桃)라 하고, 털이 있고 아주 크고 일찍 익으면서 맛이 상쾌한 복숭아를 유월도(六月桃), 울릉도에서 나는 것은 대부분 크고 씨는 종자로 삼는데 이..
202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