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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로 본 근현대
복숭아와 관련된 사건과 기사를 수집해봤는데요. 역사의 장소마다 복숭아가 있었습니다. 문: 그럼 역사책에 나오는 복숭아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답: 『신편한국사』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편을 보면요. 18세기 이후 서울은 명실상부하게 전국적 시장권의 중심도시였다. 서울에서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이 판매되었다. 과일의 경우를 예로 들면 남부지역의 유자·귤·석류 등도 반입되었으며, 복숭아의 경우도 ‘승도’·‘유월도’와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울릉도’도 서울에 반입되었다. 문: 여러 과일이 나오는데요. 복숭아 이름이 특이하네요. 답: 털이 없는 복숭아를 승도(僧桃)라 하고, 털이 있고 아주 크고 일찍 익으면서 맛이 상쾌한 복숭아를 유월도(六月桃), 울릉도에서 나는 것은 대부분 크고 씨는 종자로 삼는데 이..
2021.05.26 -
무전여행
며칠 전에 전주 관통로 사거리를 지나가는데 낯선 풍경 하나를 보았어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배낭을 메고 종이 푯말을 들고 서있었어요. 문: 푯말에 뭐라고 쓰여 있던가요? 답: “무전여행 중입니다. 고속도로 요금소까지만 태워다 주세요”였어요.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무전여행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래서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답: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20세기 초에 무전여행이 시작된 것 같은데요. 제가 찾아본 바로 1921년 신문기사가 가장 오래되었고, 1926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무전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신문지상에서 화젯거리로 다루고 있는데, 지금 하고 풍경이 많이 다릅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책을 ..
2021.05.25 -
이소룡과 대중문화
이소룡 혹시 아세요? 제가 어렸을 때 동네 형들이 이소룡 흉내를 참 많이 냈어요. 괴조음이라고 하는데, 괴상한 새 울음소리라는 뜻인데, 특이한 괴성이 내면서, 길쭉한 스포츠 가방에 쌍절곤이 살짝 보이게 넣고 옆에 줄 이 길게 그려진 추리닝(운동복)을 입고 다녔었죠. 1973년 7월 20일 이소룡이 34세 나이에 갑가지 요절하면서 이후에 이소룡은 신화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 오늘은 이소룡과 무협영화에 대한 이야기겠네요. 얼마나 대단하길래 신화라고 했을까요? 답: 이소룡이 대중문화, 특히 영화에 끼친 영향은 대단한데요. 1998년 미국 타임지에 20세기 영웅과 우상으로 평가된 유일한 중국인이 이소룡입니다. 이소룡을 흉내 낸 수많은 아류작이 있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다들 양소룡, 여소룡, 거..
2021.05.24 -
당신의 새는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가?
당신의 새는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가? 「어머니」(김철규, 2016) 리뷰 김철규 작가는 붓 대신 사포(砂布, sandpaper)로 그림을 그린다. 정확히는 캔버스에 겹겹이 바른 아크릴물감을 사포로 벗겨내, 형상을 표현한다. 그 매끈한 면은 대리석을 연상시킨다. 이 표면을 조심스럽게 벗겨낸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회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부조(浮彫)에 가깝다. 부조는 평평한 면에 그림을 도드라지게 새기는 돋을새김을 말한다. 또한, 국어사전에 조소(彫塑)는 “재료를 깍고 새기거나 빚어서 입체형 형상을 만”드는 작품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철규 작가는 캔버스 위의 조각가다. 실재로 작가는 사포에 깎여 날리는 물감가루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작가는 붓을 버리고 이 고단..
2021.05.23 -
라면 생각
라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Q: 왜 라면이죠? A: 2015년 8월에 무박 4일간 남북회담이 있었는데, 뉴스에 잠은 쪽잠, 끼니는 라면으로란 기사가 있었어요. 라면이 상징하는 것이 맥락에 따라 참 달라지는 음식이란 생각이 들어요. Q: 왜 그렇죠? A: 회담 중에 라면을 먹었다는 건 긴박한 느낌이 들잖아요. 또, 학창 시절 뜨거운 물에 부어먹던 라면, 추운 겨울에 차가운 도시락과 함께 먹던 맛을 잊을 수 없는데, 라면은 그대로인데 상황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요. Q: 맞아요. 생일날 라면 먹었어, 참 우울하죠? A: 그런데 “스키장에서 라면 먹었어”하면 또 느낌이 다르고,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 씨가 “라면 먹고 갈래요?”라고 하면 또, 느낌이 다르죠.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있는 라면인..
2021.05.23 -
백제의 탈춤극(기악)
지난 시간에 백제의 음악을 말씀드리면서, 612년 백제의 미마지가 일본에 전한 기악, 탈춤극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오늘은 백제의 탈춤극(기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문: 지난 시간에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탈춤극이 끝나면 탈을 불사르는 전통이 있다고 했는데 왜 그랬나? 답: 악한 것을 쫓고 경사를 맞이하기 위해 마지막 가면을 불사르는 절차가 있었는데, 탈을 불사르는 것은 부정을 타지 않게 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230여 점의 기악탈이 그대로 남아서 국보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문: 그러면 백제의 기악 역시 기록이 많지 않아서 일본에 남아 있는 것을 토대로 추정이 가능하겠네요? 답: 네. 기악의 원형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일본에 남아 있는 탈과 백제의 후손들이 일..
2021.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