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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만석꾼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대회에서 남승룡 선수가 3등, 손기정 선수가 1등으로 우승을 하셨죠, 그리고 1992년 8월 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황영조 선수가 56년 만에 또 다시 금메달을 거머쥔 날입니다. 문: 그 당시에 어떻게 독일까지 갔을까요? 비행기로 갔나요? 답: 유라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베를린까지 가는데, 부산을 출발해서, 하얼빈, 바르샤바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합니다. 만주와 시베리아를 횡단해 유럽에까지 가는 보름이 걸리는 여정인데, 생각만 해도 멋지죠? 문: 오늘은 손기정 선수와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군요 답: 아니요.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는 맞는데, 손기정 선수가 아니라, 남승룡 선수가 대한 이야기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데, 남승..
2021.05.14 -
개기다림
개 기 다 림 김 창 주 作(2017) 등장인물 흰가운남 여자1 남자1 여자2 엄마 아저씨 아빠 무 대 무대는 영화 “도그빌”과 같이 각 방은 흰 선으로만 구획되어 있으며, 가구는 없다. 물 컵만 하나 있다. 모든 방을 관객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극중 출연자들은 보이지 않는 벽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첫 날 흰가운남: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어린 여자1을 데리고 등장한다. 여자1의 방으로 보이는 임시 거처의 문을 연다.) 삼 일 안에 엄마가 데리러 오실 거니까, 조용히 기다리고 있어. 여자1: (알아듣지 못한 듯 눈만 깜박 거린다) 흰가운남: (문을 닫는다) 여자1: (구석에 쪼그리고 앉는다) 남자1: (벽을 두드린다) 여자1: (소리가 나는 왼쪽 벽 쪽으로 다가간다) 남자1: 안녕? 여자1: 안..
2021.05.11 -
돈돈돈 화폐 이야기
돈, 화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Q: 화폐를 사용하기 전에는 물물교환을 하지 않았나요? A: 그렇죠. 물품 대 물품으로 교환하죠. 처음에는 곡식이나 생활필수품이 사용이 되는데, 쉽게 상할 수도 있고, 생산 시기가 일정하지도 않고, 시기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다르기도 하잖아요. 예를 들면 뭐가 있을까요? 효자 이야기에 많이 나오는 한겨울에 복숭아? 그래서 물품 화폐도 나중에는 운반이 용이하고 견고한 조개, 농기구, 장신구, 귀금속 같은 물품 화폐가 쓰입니다. Q: 물건을 교환하기에 적합한 물건을 화폐로 사용한다는 말씀인데, 뭐가 있나? A: 예를 들면 전주는 부채가 유명한데, 부채가 화폐처럼 쓰이기도 합니다. 16세기 미암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보면 책값으로 부채를 주는 대목이 있기도 합니다. Q: 전주 ..
2021.05.11 -
하늘을 나는 수레
한문으로 날비(飛)에 수레 거(車),, 비거 또는 비차라고 불리는 하늘을 나는 수레를 만든 조선시대 발명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문: 하늘을 나는 수레면 비행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답: 지금 같은 엔진이 달린 비행기는 아니지만, 하늘을 날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문: 어떤 책에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한데요 답: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인 이규경이란 분이 쓰셨는데, 이분은 18세기 후반에 태어나서 19세기 중반까지 활동을 하셨습니다. 『오주연문장전산고』 책을 남기셨는데, 이 책에 하늘에 나는 수레에 대한 여러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문: 『오주연문장전산고』란 책 이름은 참 어렵네요, 무슨 뜻인가요? 답: 오주는 이규경의 호인데, 오대양 육대주라는 뜻이고 연문(衍文)은 쓸데없는 글귀, 장전(長箋)은 긴 기..
2021.05.11 -
견우와 직녀
음력 7월 7일은 칠석(七夕) 날이죠.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입니다. 전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아요. 문: 밭을 가는 견우와 베를 짜는 직녀가 결혼 후에 놀고먹으며 게으름을 피우니까, 옥황상제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일 년에 단 하루에 만나게 했다는 이야기죠. 칠석날은 까치와 까마귀들이 오작교를 놓아주러 가서, 까치와 까마귀가 한 마리도 없고, 견우와 직녀가 까치와 까마귀의 머리를 밟고 가서 칠석 다음날은 까치와 까마귀가 머리가 모두 벗어져 있다는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답: 또 칠석날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와 만나 흘린 기쁨의 눈물, 이튿날 새벽에 비가 내리면 이별의 눈물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별과 직녀별이 가장 가까워지는 날이라고 합니다. 문: 도..
2021.05.11 -
무즙파동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1964년 12월 7일 일어난 무즙파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문: 무즙? 깍두기 만들 때 쓰는 조선무 말하는 것인가요? 답: 네. 당시에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쳐야 했습니다. 자연과 시험 문제에서 엿을 만들기 위해 엿기름 대신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이때 무즙이라고 답을 쓴 학생을 오답 처리하면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문: 그럼 정답은 무엇이었나요? 답: 정답은 디아스타제(diastase)인데요. 사전을 보면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이며, 아밀라아제를 약으로 만든 것의 이름이다”라고 나와요. 문: 단어가 생소하긴 하네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왜 문제가 된 것이죠? 답: 당시 신문을 보면 “학부형들과 국민학교 6년 담임선생들이..
2021.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