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8)
-
쌍피리와 사막의 등대
세피리보다 직경이 작은 두 개의 관을 하나로 묶고, 두 개의 리드를 한입에 물고 연주를 하고, 두 명의 피리 연주자가 똑같은 호흡과 힘으로 연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쌍피리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더불어서 중국 수나라 구부기 중 안국기에 등장하는 쌍필률, 유럽의 아울로스까지 쌍피리와 비슷한 악기들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문: 악기 하나로 동서양의 문화를 살펴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쌍피리는 어떤 악기인가요? 답: 쌍피리의 관과 서의 재료는 본래 강화도의 깊은 산에 자생하고 있는 갈대로 만들었는데, 1980년대 후반에 이 갈대밭이 거의 없어져서, 갈대의 대용으로 해죽을 이용 하여 쌍피리의 관을 만들고, 서의 재료 또한 다른 전통피리와 같이 해죽의 껍질을 깎아서 만들고 있습니다. 문: 만파식..
2021.05.21 -
비파와 오손공주
중국 수나라의 구부기 중 구자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구자기는 지금의 중앙아시아 타클라마칸 사막(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란 뜻) 북쪽에 있던 구자의 춤곡인데요. 구자악은 중국 소수민족의 음악입니다. 구자악이 중요한 이유는 외국의 음악 대부분이 구자국을 통해 중국에 들어와서, 서역과 중국 사이에 교량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악기 중에 하나가 비파입니다. 문: 어떤 음악들이 교류가 되었나요? 답: 한나라 때 중국과 서역 간에 음악의 교류가 시작됩니다. 서역이라는 말은 『한서(漢書)』에서 처음으로 나옵니다. 동(東) 투르키스탄의 타림분지에 산재해 있던 오아시스 도시국가들을 지칭해서 ‘서역 36국’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뒤 서역을 뜻하는 지역 범위가 확대되어서, 서(西) 투르키스탄·서..
2021.05.21 -
비파와 전주
가야금, 거문고와 함께 삼현으로 알려진 전통악기 향비파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비파는 2,0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진 악기인데요. 사찰에 가시면 사천왕 중 지국천왕이 이 비파를 들고 있습니다. 실제 크기는 통기타 크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작고요. 모양은 표주박을 반으로 잘라 놓은 모양입니다. 기타나 비파와 같이 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류트계 악기, 또는 발현악기라고 합니다. 문: 가야금이나 거문고에 비하면 많이 생소한 것 같아요. 연주자들이 많나요? 답: 조선시대 악공 선발시험에서 기본적으로 비파를 연주할 줄 알아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현악기로 삼현 중에 하나로 불리어졌지만, 1940년대를 마지막으로 비파 연주가 거의 단절이 되었습니다. 이때 악기를 만드는 법, 연주방..
2021.05.21 -
일본으로 전해진 백제음악
백제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문: 백제 음악, 어떤 기록들이 남아 있나요? 답: 문헌기록이 많지 않은데요. 고구려의 음악은 중국 수나라의 칠부기에 포함되어서, 서량기, 청상기, 인도의 천축기, 부하라의 안국기, 쿠처의 구자기, 진나라의 가면기인 문강기와 함께 수나라 궁중에서 연주되었습니다. 백제기는 칠부기에는 들지 못했고, 신라기, 부남기, 강국기, 돌궐기, 왜기와 함께 잡기 중 하나로 수나라 궁중에서 연주되었습니다. 문: 수나라 이후에도 중국에서 연주되나요? 답: 수나라 멸망 뒤에도 연주되는데, 당나라 중종 때 백제 악공들이 죽자 폐지되었다가, 당현종 때인 8세기 초에 복원이 됩니다. 복원 당시에 쓰인 악기들은 쟁·적·도피필률·공후 등 네 가지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백제가 660년에 ..
2021.05.19 -
난민과 관광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두고 여러 갈등이 있어왔다. 본래 취지야, 인류 보편적 문화유산을 전쟁과 산업화로부터 보존하자는 것이지만,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하나의 문화유산을 두고 경쟁적으로 등재하려는 분쟁이 있었다. 중국은 단오를 한국에 빼앗겼다고 말하고, 중국이 아리랑을 선점하려하자 남한만 서둘러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등재했다. 북한의 아리랑은 작년 말(2014년)에야 등재가 되었다. 문화는 특성상 인접 국가 간 교류를 통해 널리 전파되는데, 원조 경쟁을 하며 선점하려는 현상 때문에 유네스코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인접 국가 간 공동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등재를 추진하고 있고, 동아시아에 널리 퍼져 있는 줄다리기가 대표적인 예다. 자랑할 만한 유산에만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1.05.19 -
대금과 임꺽정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악기 중에 하나인 대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문: 기록이 많이 남아있나요? 답: 거문고와 같은 현악기는 주로 양반들이 연주를 해서 연주한 사람의 심정이 잘 기록되어 있는데요. 피리와 관악기에 대한 기록은 연주자 자신이 자신의 악기에 대해 기록한 내용은 극히 적고, 주로 글을 쓸 줄 아는 문사들이 대금을 연주한 사람에 대한 기록을 합니다. 문: 그러고 보면 악기를 연주한 사람에 따라 신분의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거문고는 선비, 대금이나 피리는 검객이나, 방랑자가 떠올라요. 답: 신분제 사회에서는 악기로 신분적 차이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악기는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야 되니까 폼이 안 나는데, 현악기는 멋지게 폼을 잡을 수 있는 특징이 있지요. 문: 그런 차이점이 있군요...
2021.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