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전체 글154

영원회귀의 사랑 사랑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 김수영(1961) 사람은 순간순간 변화한다. 몸도 마음도 지나간 과거와 일관된 것은 없다. 일관된 기대만이 있다. 기대는 과거의 순간이 미래에도 재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대 속에는 사랑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하는 것은 처음 사랑했던 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어제 사랑했던 순간에 머물러 오늘 변화한 그를 사랑할 수 없다면 실망과 이별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그를 눈 깜짝하는 순간순간을 새롭게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이별과 상실의 순간순간에도 사랑의 의미를 부여한다. 사랑.. 2022. 2. 19.
레베카가 사랑한 사람은 누구인가? 남편의 연애편지 『레베카』는 영화로는 히치콕 감독의 1940년 작과 벤 휘틀리 감독의 2020년 작이 있다. 뮤지컬로도 국내에서 제작되었다. 『레베카』의 원작자는 대프니 듀 모리에(1907~1989, 영국 소설가)다. 『레베카』는 질투에 대한 이야기다. 여성에 대한 집착과 질투에 대해 혹자는 괴기스러울 정도로 표현되어 있다고 하는데, 소설이 583쪽에 달하니 그 분량면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벤 휘틀리 감독의 영화를 먼저 보아서 그런지 소설은 분량 때문에 지루한 면도 있어, 몇 차례 쉬엄쉬엄 읽었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은 있는 소설이다. 이 질투에 대한 심리 묘사는 대프니의 경험과 동성애에서 나왔다. 대프니는 남편이 전 약혼녀에게서 결혼 전 받은 편지를 발견한다. 대프니에게 남편의 전 약혼녀는 레베카.. 2022. 2. 13.
인어공주 이야기 첫눈 내리는 소설(小雪) 내가 사는 골목에서 만난 출렁이는 플라스크 든 너 빛의 속도로 110년을 날아가면 공기는 200℃ 수소 물속에서만 살 수 있는 하이션 행성 물 맛이 코냑 같은데 그걸 마셔야 지구에서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걸을 때마다 칼날이 가슴을 찌르는 것 같거든 200년 전 지구에 도착해 만난 안데르센(1805~1875) 그의 입술에선 코냑 내음이 나서 그가 곁에 있어야 겨우 숨을 쉬었어 떠나는 나를 보며 하이션 행성에 가고 싶었던 안데르센은「인어공주」를 읽어 주었어 목소리를 잃어도 물거품이 되어도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인어가 되고 싶어던 사람 너와 닮았어 빈 플라스크를 건네며 했던 마지막 말 새근거리는 숨을 참아가며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며 난 코냑을 채운 플라스크를 묻고 포도.. 2022. 2. 4.
거짓의 진실함, "베스트 오퍼" 거짓의 진실함 거짓은 진실을 품고 있으며, 진실은 거짓을 품고 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수단은 진실이며, 진실한 사람의 수단은 거짓이다. 거짓은 왜 진실을 품고 있는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진실함이 없다면 상대는 속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바람둥이가 상대의 마음을 사는 것은 진실함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함이 없다면 상대는 속지 않을 것이다. 다만, 바람둥이의 진실함은 수단일 뿐이다. 바람둥이가 진실한 것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진실을 수단으로 다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돈일 수도, 권력일 수도, 색욕일 수도 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수단이 진실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에게도 죄책감이란 것은 있다. "사랑해 그 순간만은 진실이었어" - 최성수,.. 2022. 1. 8.
“옷소매 붉은 끝동”에 나온 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제5화의 장면입니다. 이산은 금족령이 내려 방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성덕임은 방 밖에서 『시경』의 시 한 편을 읽고 있습니다. 이산은 미닫이문에 다가가 성덕임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이산은 성덕임이 읽고 있는 시에 대해 “정말로 뜻은 알고 있는 것이냐?”라며 묻습니다. 北風 北風其涼 雨雪其雱 惠而好我 攜手同行 其虛其邪 旣亟只且 北風其喈 雨雪其霏 惠而好我 攜手同歸 其虛其邪 旣亟只且 莫赤匪狐 莫黑匪烏 惠而好我 攜手同車 其虛其邪 旣亟只且 어떤 내용의 시일까요? 북풍이 차갑게 불고 눈이 푹푹 내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잡고 함께 떠나자, 망설이지 말고 빨리 떠나자고 합니다. 왜 하필 한 겨울 찬바람이 불고 눈 오는 날 손잡고 가자고 했을까요? 그것도 망설이지 말고 빨.. 2022. 1. 1.
모기와 혁명 좀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모기 덕분에 독립한 나라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기억나시죠? 또 몇 해 전에는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이집트숲모기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모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문: 그러면 모기 덕분에 독립한 나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답: 해충인 모기 덕에 독립을 했다고 하면, 모기들이 적들을 막 물었을까? 생각하실 수 있을 텐데요. 놀랍게도 그런 셈입니다. 2010년에 대지진이 있었던,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섬, 아이티입니다. 아이티는 17세기에 프랑스의 식민지였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당시에 생도밍그라고 불렀어요. 당시 전 세계 사탕수수의 40퍼센트를 차지했고, 품질.. 2021. 12. 2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