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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수 카리?
개량된 카레 가루 카레는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인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이라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지금 국내에서 흔한 카레는 일본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일본의 카레는 인도에서 왔을까? 아니다. 영국이다. 카레의 주재료를 강황이라고 흔히들 알고 있지만, 인도의 카레는 수 십 가지의 향신료가 배합되어 만들어진다. 이것을 지금의 카레 가루 형태로 만든 식료품 회사가 영국의 C&B(Crosse & Blackwell)다. 지금도 카레 가루를 만들고 있긴 한 모양인데, 영국 내수용으로는 더 이상 생산하고 있지 않다. 현재는 직접 생산하지 않고 다른 식품회사에 하청을 주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한때 영국에서도 카레가 붐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개량된 카레가 영국에서 만들..
2022.08.26 -
인공지능과 연인
위 그림 두 개는 미드저니가 콜라주, 남과 여, 사랑, 아시아라는 영문 단어를 입력 받고 출력한 그림이다. 다른 말로 하면, 딥러닝 한 인공지능이 아시아 남녀의 사랑을 콜라주로 표현한 것이다. 수 많은 그림은 각각의 단어로 정리되었고 인공지능은 이것을 딥러링했다. 단어는 맥락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한다.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얼굴을 보고도 앞 뒤의 장면에 따라 사람은 얼굴을 다른 감정으로 해석한다. 이것은 꽤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었다. 인공지능은 사랑하는 아시아의 남녀의 대한 도상으로 첫 번째 그림에서는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남자의 눈은 벌겋게 그렸고, 두 번째 그림은 남자만이 여자를 바라고 보고 있고, 여자는 마치 화면 밖의 감상자 또는 화가를 바라보듯 표현했다.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
2022.08.01 -
백야의 나스쩬까와 조신의 꿈
허무하고 허무한 사랑. 사랑하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나스쩬까.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남자. 남자는 그녀의 고통스런 이야기를 들어주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 얘길 해야 할지 몰랐다. (중략) 우리는 마치 어린애들 같았다. 『백야』, 열린책들, 303쪽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려는 꿈같은 순간. 나스쩬까는 기다리던 남자와 재회한다. 나스쩬까는 속절없이 그를 따라 떠나버린다. 마침내 그 둘 모두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백야』, 열린책들, 309쪽 남자는 한 순간 사랑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떠나는 나스쩬까를 보는 남자. 만약 남자와 나스쩬까의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그 둘은 행복했을까?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조신의 꿈 이야기가 떠오른다. 스님 조신은 짝사랑하던 태수의 딸과 사..
2022.07.28 -
仁和, 이리의 상업을 이끈 사람들
익산 인화동 상생협력마당 일원(전북 익산시 인화동1가 112)에서 익산 인화동 근현대 생활문화사 기획전시, 「仁和, 이리의 상업을 이끈 사람들」 展이 열립니다.(2022.4.11.월.~22.금.) 다음은 주최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독립의 역사를 품은 솜리마을 재도약의 꿈 익산시 인화동 및 남부시장의 과거를 추억하는 기획전 개최 익산시는 인화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인화동 100년과 이리시장(현 남부시장) 140년의 역사·문화·전통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전은 4월 11일부터 22일까지 인화동 상생협력상가 앞 상생협력마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원광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주민들의 면담조사를 통해 인화동의 이야기를 발굴·보존하는 연구를 하고 ‘인화동 생활문화사 아..
2022.04.11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등장하는 블랑쉬는 어떤 사람일까? 미국 남부의 귀족 출신이었던 블랑쉬는 왜 늘 불안할까? 블랑쉬는 시를 쓰는 미소년과 어린 나이에 결혼한다. 블랑쉬는 남편이 걸어 다닌 땅까지 숭배할 정도로 사랑했지만, 그는 변태 성욕자였다. 남편과 단 둘이 있다고 생각했던 방에는 늙은 남자가 있었다. 블랑쉬의 비난을 듣고 방을 뛰쳐나간 남편은 곧 자살한다. 상실은 연이은 가족의 죽음과 가족 대대로 살던 저택을 잃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후 블랑쉬는 거미가 희생물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낯선 남자들을 유혹해 관계를 갖는다. 자신이 가르치던 열일곱 살짜리 소년과도 관계를 맺으면서, 블랑쉬는 일하던 학교에서도 교사직을 그만두게 된다. 파국을 맞은 블랑쉬는 말한..
2022.03.07 -
영화 『춘향전』과 남원권번
초유의 흥행성적 우리나라 사람 중에 『춘향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1935년 10월 4일, 단성사에서 우리나라의 최초의 발성영화 춘향전이 개봉한다. 지금이야, 영화에 당연히 배우의 목소리와 음악이 함께 나오기에 때문에 이런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달랐다. 무성영화는 변사가 대사를 말하고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발성영화는 소리 난다는 유성영화라는 뜻이다. 입체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상황과 비교할 만할까? 당시에 신문으로 보면, “조선 초유의 흥행성적을 내었다”라는 기사를 읽을 수 있다. 단성사 문간에 사람들이 동대문 쪽으로도 일렬로 서고, 창덕궁 쪽으로도 일렬로 서 대성황이었다. 이때 여자들이 제일 놀랜 것은 다듬이 소리, 대문짝 찌그덕거리는 소리였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남아있다. 흥행..
2022.02.23